따뜻한 봄볕으로 두꺼운 옷들을 벗겨 내면, 새로 운 색상과 디자인이 ‘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를 들뜨게 하는 요즘. 섹스도 유행을 타나 보다. 필자 가 대학에 근무할 시절만 해도 노인의 성을 이해하고 치료하 는 연구가 붐이었다. 약 2~3년 전부터는 ‘여 성 성기능 장애’가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까지 여성 에 관한 성의학적 발전이라는 것은 고작 남성 질환 연 구의 부수적인 성과 정도로만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 이다. 하지 만 남성 성기 확대를 위한 진공흡입기와 유사한 ‘음핵 흡입기’가 미국 FDA 공인을 받아 판매 될 정도로 여성 성의학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여성 성기능 장애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성 반응 주기’에 따라 욕구 기, 흥분기, 오르가슴기, 완해기 장애로 나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남 성의 ‘발기 장 애’에 해당하는 것이 여성의 경우에는 ‘성 각성 장 애’ 이고 남성에게는 ‘조루 또는 지연 사정’이 여 성에게는 ‘오르가슴 부 전’이다. 오르가슴 부전은 이해하기 쉬운 질환이지만, ‘여성 성 각성 장애’는 낯선 느낌을 준다. 이는 성교 중에 질액 분비가 원활 하게 되지 않는 질환으로, 놀랍게도 비교적 행복하게 산다고 자부하는 부부 중에 약 33%나 될 정도로 흔하 다. 대개는 윤활제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실은 심리 적인 요소가 원인으로 정신의학적 상담과 치료가 필요 하다.

또한 성주기와 관련 없는 장애로는 여성에게는 ‘질수 축증’이라는 특 수 장애가 있다. 질수축증이란 무의 식적으로 질외벽 3분의 1이 강하게 수축, 성교 중에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성추행 등의 부정적인 성 경험 이 흔한 원인이 된다.

의학의 발전이든 유행이든 아니면 여성 권익의 신장이 든 ‘성장애’라 는 고통과 아픔을 혼자서 감싸안고 사는 여성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한국성과학연구소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
김진세 (02)859-4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