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지 않아. 두세 시간만 자고도 다음날 끄떡없이 일하던 난데, 요즘은 푹 자고 나도 쉽게 지쳐. 특히 아내나 예쁜 여자들을 봐도 예전처럼 자고 싶다든가 흥분되지가 않아. 아내랑 잠자리 한 지가 언젠지도 모르겠어."

40-50대 중년 남성들이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 기울이며 솔직한 대화를 나눌 때, 가장 흔 흔히 하는 고민이다.

젊은 날 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의 주축이 되어 이끌어야할 나이에, 의욕도 떨어지고 힘도 부쳐 자신의 역할도 못할 뿐 아니라, 자신과 가정의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못한다면 큰일이다. 그런데 많은 수의 40대 중반 이상의 남성이 이러한 무기력증과 사회적인 의무감 사이에 허덕이는데, 이는 ´갱년기 증상´ (´후기 남성호르몬 결핍증´이라고도 한다) 때문이다.

남성에서 남자답게 생각하고, 남자답게 행동하며, 여성을 보면서 ‘성욕’을 느끼게 하는 요체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고환에서 만들어지고 극히 일부가 부신에서 만들어 지는 이 호르몬은, 성욕을 느끼게 하는 역할 말고도 정자의 생성과정과 발기기능에 관여하며, 기분(mood)과 이차성징(사춘기 지나면서 생기는 여러 신체변화,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변하죠)을 유지하고, 전립선의 성장에 관여하며, 근육과 뼈를 유지하는 기능 등등 남성의 다양한 신체기능에 관여한다.

지나가는 여자만 보면 온갖 그림이 머리에 그려지는 사춘기부터 급격히 증가하여, 펄펄 끓는 냄비와 같은 성욕을 보여주다가,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 최고점을 거쳐 그 후부터는 전체 분비량이 감소한다. 30대 중반의 건강한 남성이 자신의 성기능이 아무리 왕성하다고 자랑한다고 해도, 이미 호르몬 대사에서는 하락세에 접어들었음을 알아야 하며,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져 신체에 변화가 생기는 ‘갱년기’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깨닫고 준비해야 한다.

보통 40-50대에 오는 갱년기가 되면, 앞서 나열한 남성호르몬의 기능이 모두 안 좋은 방향으로 변하게 된다. 가장 뚜렷하게는 성욕과 발기기능이 떨어지고, 체모와 체형이 변해서 배도 나오고 머리숱도 적어지며, 기분이 가라앉고 감정이 불안정해지거나 사소한 일에 짜증도 많이 나며, 전립선이나 뼈가 안 좋아지는 등 노화반응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갱년기’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여성의 ‘폐경기’와 같이 한순간에 크게 차이나진 않더라도 앞서 소개한 증상들 중 몇 가지가 본인이 느낄 정도라면 어느덧 갱년기에 접어 들었슴을 인정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원망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막거나 늦출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장 쉽게 이러한 변화를 늦추는 방법은 자꾸 자극하고 사용하는 것이다. 건강유지를 위한 운동과 식이조절은 기본이고, 주기적으로 부부관계를 갖으면서 성호르몬 대사가 위축되지 않게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모니터 앞에 않아 온갖 변태 성행위를 감상만 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니 직접 사랑을 찾아 나서고 행동으로 옮기기를 강력히 권한다. 부부간의 시들해진 사랑도 다시 일깨우는 정성과 지혜만 있다면 어느 정도 자연적인 치유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능의 감퇴가 심해져 앞서 제시한 노력에도 회복이 쉽지 않다면,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시길 권한다. 충분한 사전검사를 하고 득과 실을 잘 따져야겠지만, 필요하다면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권할 것이다. 주사나 바르는 약, 붙이는 약, 그리고 먹는 약 등 그 제제도 다양하고 용량도 다른데, 호르몬 대사는 너무 모자라도 좋지 않지만 너무 넘쳐도 좋지 않은지라 전문의의 지시 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성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