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페니스를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남성들의 공통된 욕구다. 어쩌면 인류가 생긴 이래로 지금까지 지속된 관심사일지 모르겠다. 한국 남성들의 성기 콤플렉스도 대단한 것이다. 실제 왜소음경을 걱정해 병원을 내원한 많은 남성들이 정상 범위에 들며 성적 수행 능력이나 성감에 전혀 지장이 없는 정도의 크기인 경우가 많다. 큰 음경이 좋다는 여성들도 있지만, 성관계시 여성의 성적 쾌감은 질 내부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외음부의 클리토리스와 질 바깥쪽 1/3 부위에서 느껴지기 때문에 발기된 페니스의 길이가 5cm이상만 되면 남녀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는데 하등의 지장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남성들이 스스로 자신의 성기가 작고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무조건 큰 것만을 희망하는 남성들의 잠재심리는 있지만 쉽게 드러내 상담하기는 껄끄러운지라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점검하고 확대수술 같은 근본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남성들에 비해, 비의료인에 의한 위험천만한 음경이물질 주입을 선택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파라핀이나 바셀린을 녹여 음경에 주입하기도 하고 칫솔대, 심지어는 금은 보석류와 같은 것으로 구슬을 만들어 넣고 다니는 남성도 있다. 모두 성 파트너의 성감을 배려한듯하나, 정작 상대 여성들은 이와 같은 치장을 혐오하는 경우가 많다.

음경피부 밑에 주입한 파라핀, 바셀린, 액상 실리콘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 피부로 번져나가며 한번 망가진 피부는 절대로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주입된 조직에는 이물 작용으로 ‘경화성 지방 육아종’이라고 하는 딱딱한 혹이 생기기 쉽고, 시술한 비의료인들의 이러한 혹이 만들어져야 제대로 된 거라는 말만 믿고 있다가 나중에 피부가 썩어 고름이 나오는 부작용이 발생한 다음에야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심한 경우 파라핀 종류가 피하에서 용해돼 음경 전체로 퍼질 수 있으며 사타구니 임파절을 침범하고 더 심하면 정맥을 통해 흉부까지 옮겨져 폐색전증이라는 치명적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주입된 물질에 의해 변화된 모든 조직은 제거함이 원칙이다. 단순히 일부 피부만 제거하고 봉합하는 경우에서 허벅지 살을 떼어 옮겨야 하는 피부이식술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하자.

코엘 여성비뇨기과의원 원장 김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