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적지 않은 여성들이 “정말 여자한테도 남성호르몬이 있나요?”라고 반문한다. 여자들도 남성호르몬을 가지고 있으며 또 필요하다는 사실을 설명해도 수긍을 잘 못하며 갱년기에 자신이 겪는 모든 성적문제가 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다.

여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은 1/3~1/2이 난소에서 생산되며 나머지는 부신에서 생산되는데, 이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개인차가 크긴 하지만, 갱년기에 들어서면서 전반적으로 생산이 감소한다.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적어지면 성욕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성적 반응도 약해지고 클리토리스가 둔감해지거나 위축되며 오르가슴 장애를 겪게 된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될 수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성욕이 사라지거나 전에 없이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어려워 당황스럽다면 이 호르몬의 결핍을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없어지는 이유는 아직까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삶의 무엇인가가 이 변화를 만들고 있음은 틀림없다.

난소제거수술을 받은 여성 가운데 호르몬 때문에 성욕이 저하된 경우가 있다. 난소만 제거했거나 난소와 자궁 모두를 제거한 경우는 주로 에스트로겐의 결핍만을 염려한다. 의료진도 환자에게 에스트로겐 결핍에 대한 주의를 주며 앞으로 겪게 될 변화과정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도 테스토스테론의 결핍은 종종 간과한다.

물론 난소가 제거되어도 부신에서 테스토스테론이 충분히 생산되는 여성도 있고, 테스토스테론이 낮아도 별 이상을 느끼지 않는 여성도 있다. 갱년기의 모든 여성이 다 남성호르몬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니 모든 갱년기여성의 성문제를 남성호르몬 때문인 양 크게 부각시킬 필요는 없지만, 테스토스테론 결핍이 원인이 되는 경우를 놓치지는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여드름이 나거나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얼굴에 털이 나거나 혈중 콜레스테롤이 변화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소량 투여하는 경우에는 부작용이 두드러지지 않겠지만, 만약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면 전문의와 함께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보다 안전한 여성용 테스토스테론들이 현재 실험중이다. 여성들이 의사들에게 당당하게 성욕에 관한 상담을 받는 날이 올 것이다.

코엘 여성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