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1년에 두번씩 먹나? 혼자만 그렇게 겉늙나”

이런 말을 들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지금은 많이 나아졌으나 처음에는 그런 말들이 견디기가 어려웠다.거울을 볼 때마다 K씨는 자신의 이마를 손으로 가려보곤 한다.얼굴을 새삼 확인해 보아도 머리숱이 없는 것만 빼면 잘생겼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30세가 되기 전부터 조짐을 보이더니 해를 거듭할수록 이마가 시원해져 가는 것이다.

언젠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한 학생이 일어나더니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아닌가.아마도 머리가 벗겨진 모습을 보고는 나이가 많다 싶어 자리를 양보한 것 같았다.당시 K씨에게는 대단한 충격이었다.그후 대머리에 좋다고 나오는 약이란 약은 모두 일단 그의 손을 거치게 되었다.

대머리는 유전적 원인도 있지만 주로 남성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발생한다.남성호르몬은 남녀를 불문하고 털의 발육에 관여해 `외모'를 결정짓는 마법의 약과 같은 것.털은 생명과는 관계가 없지만 남성다움 또는 여성다움을 나타내는데는 큰 영향을 준다.

여성의 경우 은밀한 부위에 털이 없으면 은근히 고민스럽고,반대로 코밑이나 팔 다리에 털이 많으면 남성같다는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남성호르몬은 이렇듯 대머리를 만들기도 하고,여성에겐 남성처럼 코밑 수염을 짙게 나게 하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남성호르몬이 사람에게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사춘기이다.이 시기에 여성은 유방이 커지면서 둔부도 커지고 월경을 시작하게 되며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치모가 발달한다.

남성도 마찬가지.만일 이 시기에 남성호르몬 분비에 차질이 생기면 성기의 발육이 늦어지면서 털이 나는 모습이 여성을 닮게 된다.남성의 경우 염색체나 고환의 이상 등 성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주는 뇌하수체질환들이 있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누구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너무 왕성해 문제가 되고,누구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적어 고민을 하는 곳이 성의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