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여전히 콘돔 사용 기피" 설문조사



미국인들은 스스로가 성병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성병에 대해 몇가지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성병이 야기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조사 응답자 가운데 84%가 성병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성행위를 하고 있는 응답자 가운데 82%는 오럴 섹스(구강성교)를 할 때 보호 장비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약 50%는 섹스를 할 때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미국사회보건학회(ASHA)의 제임스 앨런 학회장은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알고 있는 지식과 실제 행동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학회는 조사 결과를 지난 화요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사회보건학회는 4월 '성병 계몽의 달'을 맞아 대중에 대한 교육의 일환으로 18-35세 사이 성인 1천1백5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유는 일반인들의 성행위 관련 실태는 어떠하며, 성병과 관련해 어떤 위험에 처해있으며, 일반인들이 성병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고 앨런 학회장은 말했다.

  

그리고, 또 일반인들이 성병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 정도와 실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취하는 행동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응답자들은 본인이 성병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응답자들은 그런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제대로 실천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1명 꼴로 평생동안 한번 정도 성명에 걸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조사 대상자 중 2/3 이상은 자신이 성병에 걸릴 것이라는 걱정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이며 성행위를 하고 있는 응답자들 가운데 71%는 오럴 섹스를 할 때 보호 장비를 사용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답했으며, 23%는 질내 삽입 성행위를 할 때 콘돔을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21세기에 우리가 안고 있는 숙제 중 하나는, 사람들이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건강상의 위험은 실제로는 자기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는가 하는 점"이라고 앨런 학회장은 말했다.

침묵과 오명

앨런 학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 가장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성병이 널리 퍼져있고, 또 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인들이 성병에 대해 서로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응답자 가운데 90% 이상이 자신의 섹스 파트너는 성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응답자 가운데 1/3은 자신의 섹스 파트너와 성병에 대해 단 한 번도 얘기해 본 적이 없으며, 50%만이 자신의 섹스 파트너가 성병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성인들이 자신의 섹스 파트너에 대해 이런 위험한 가정을 하는 동시에, 또한 성생활이 난잡하다는 오명을 입을까 두려워 성병에 대해 전문의들에게조차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앨런 학회장은 "전문의들은 종종 성병 가능성이 있는 특정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의사들은 성기능 혹은 환자가 성병에 걸릴만한 어떤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그런 질문을 하면 시간이 더 걸리고, 의사들 역시 환자들과 섹스에 대해 얘기하는 게 그다지 편치 않다고 여기는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응답자 가운데 90% 정도가 의사한테 A형 간염, B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고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은 성접촉으로 걸리는 질병 가운데 유일하게 예방약이 존재하는 질병이다. 실제로, A형 간염과 B형 간염이 성접촉으로 전염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응답자의 반 정도였다.

"환자나 의사 어느 쪽도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게 그다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며 "환자나 의사 양쪽 모두 상대방이 이에 대해 얘기하도록 권장하지도 않는다"고 앨런 학회장은 말했다.

ATLANTA, Georgia (CNN) / 김수진 (JO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