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화론 이어 이번에는 성교육 논란"

  


미국의 일부 보수층이 공립학교에서 진화론에 도전하는 이른바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을 제기한데 이어 이번에는동성애와 콘돔사용에 관한 성교육을 막으려 한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캔자스주 등에서 일부 보수층이 지구의 기원에 창조자가 지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설계론을 진화론과 함께 공립학교 교실에서 가르치자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성교육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메릴랜드주 최대의 교육구인 몽고메리카운티 교육청은 지난 몇년간 학부모와 교사, 전문가들이 모여 `개정 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카운티 산하 6개 학교에서 이번주부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험 강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보수적인 단체와 학부모들이 이 프로그램의 이행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으며 한 연방지법 판사는 이 프로그램의 이행을 10일간 연기할 것을 명령했다.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은 `책임있는 교과과정을 위한 시민들'과 `전(前) 현(現)동성애자의 부모와 친구들'등이다.


카운티 교육청이 개정한 성교육은 학생들에게 섹스 행위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자는 것으로 특히 ▲교사가 8학년(한국의 중2)


학생들을 상대로 동성애에 대한 토론을 이끌 수 있도록 허용하고 ▲10학년 학생들에게는 콘돔을 끼는 방법에 대한 7분 짜리 비디오를 보여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베데스타-체비 체이스 교등학교의 학부모 회장인 샬럿 프레모는 "(진보적인) 이곳이 마치 (보수적인) 캔자스 같아 나는 놀랐다"면서 "그들(개정 성교육을 문제삼는이들)은 다음에는 진화론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지법의 알렉산더 윌리엄스 주니어 판사는 개정 성교육 프로그램의 이행을 10일간 연기할 것을 명령하면서도 섹스에 대한 교육이 학생들에게 섹스행위를 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개정 성교육이 특정 종파를 언급하고 동성애를 단편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우려한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사회학 교수인 재니스 어바인은 "보수주의자들이 캔자스주의 진화론-창조론 논쟁을 포함한 현재의 정치적 환경에 의해 대담해졌다"면서 "보수적 기독교 우익의 운동은 1960년대 이후 성교육을 중요한 전장으로 이용해왔으며 그런 움직임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점점 더 강력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정 성교육을 반대하는 단체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종교적 과격파로 묘사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중 한 단체의 변호사겸 부회장인 존 가자는 "우리는 정말 주류를 대표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플로리다주의 비영리 단체인 `자유 변호사'의 수석 법률고문인 에릭 스탠리의 도움을 받았다.


자유 변호사라는 단체는 최근 식물인간 테리 시아보의 생명 연장을 위해 활동했고 미 전국에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소송을 주도하는 한편 공공건물의 십계명 철거반대 활동을 벌여 널리 알려졌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