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안해요, 우린 처녀들이거든요



성관계 경험이 전혀 없는 미국 10대 청소년 30명이 다음달 영국에 가서 영국 청소년들을 상대로 '섹스하지 말라'는 내용의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미국에 있는 '실버 링 씽(Silver Ring Thing)'이라는 단체 소속이다. 이 단체는 11-18세 사이 청소년들이 섹스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일련의 쇼와 강연을 통해 영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이 단체 이름을 나타내는 은반지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 반지는 청소년들에게 절제를 상기시키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이들은 런던, 리즈, 맨체스터, 글래스고, 벨패스트, 더블린 등지에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섹스를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기로 결정한 청소년들은 반지를 사고, '실버 링 씽' 경전도 받게 된다"고 이 단체의 앨리슨 헌트는 밝혔다.

"이 의식에 참가하는 비용은 10파운드(약 2만1천원)이며, 이 비용에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인생에서 큰 의미가 있는 약속을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그다지 큰 돈이 아니다"라고 헌트는 말했다.


헌트는 영국 서리주에 사는 중산층의 어머니들로 구성된 한 단체의 소속으로, 이 단체가 바로 '순결 캠페인'을 영국에 들여왔다. 이 단체 소속 어머니들 중에는 미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도 있다.

영국은 서유럽에서 청소년 임신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성병까지 급증하고 있어 영국 정부와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연구소(PHLS)에 따르면, 1992년에서 2002년 사이 매독 환자가 870% 증가했으며, 클라미디아는 139%, 임질은 106% 증가했다.

영국의 부모들은 기업들이 제품을 팔기 위해 성과 성적인 이미지를 이용하는 광고를 점점 많이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광고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11살짜리 내 딸을 통해 이런 것들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딸이 이런 종류의 10대 잡지를 사오면, 나는 그 잡지들을 세심히 살펴본다. 그 안에는 11살짜리 아이에게 절대로 적합하지 않은 내용의 기사들이 실려있어 무척 신경이 쓰인다"고 영국 '실버 링' 어머니 중 한 명인 메리 매컬리스터 씨가 말했다.

'실버 링 씽'은 1995년 피츠버그 출신의 데니 패틴 목사에 의해 설립됐다. 이 단체 웹사이트에는 "실버 링 씽은 21세기 일반 청소년들의 관심을 모으고, 성에 집착하는 미국 문화로 인한 해악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됐다"라고 적혀있다.

이 운동을 전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이번 주 먼저 영국을 찾은 패틴 목사는 "결혼 전까지 성관계를 갖지 않겠다는 큰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스스로가 가진 모든 역량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종교적 가치에 중점을 둔 이 운동이 일부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앙카 벨라피오르라는 11세 소녀 역시 그 들 중 하나로, 이 아이는 다음 달 선서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모든 청소년들이 이런 맹세를 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청소년들이 주님을 믿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이런 운동을 통해 사람들이 좀더 종교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도와주고, 이런 운동을 통해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왜냐면, 결혼 전에 성관계를 가지면 뭔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비앙카는 말한다.

이런 공개적인 종교적 접근 방식이 영국에서 먹혀들지는 아직 분명치가 않다.

영국 정부 성교육 전문가들은 금욕을 설교하는 방식으로 청소년들의 임신율을 줄이거나 성병 증가율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국 정부 산하 청소년임신기관(TPU)의 길 프랜시스는 "사춘기 자녀를 두고 있거나 청소년들과 지내본 사람들은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따라서, 이런 운동은 그다지 적합하지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회의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실버 링 씽' 소속 어머니들은 그들의 메시지가 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LONDON, England (CNN) / 김수진 (JO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