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특산물 순무와 밴댕이는 건강에 좋아]

계절의 여왕인 봄날이 아쉽게 물러가고 어느덧 낭만의 계절인 여름이 성큼 다가섰다. 꽃피고 지는 들판을 헤매다가 이제 바다로 향할 때다.

섬치고는 무척 넓은 강화도에 가보자. 몸통뿌리에 자줏빛이 감도는 순무와 속이 좁다는 은빛 밴댕이가 반긴다. 순무나 밴댕이는 몸보신에 좋다고 하기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순무는 1천년을 두고 재배되어 온 특산품으로 무와 배추의 트기처럼 닮았다. 몸통인 뿌리는 진한 보랏빛을 띤 팽이같다. 여름에는 물렁하지만 가을에는 단단하다. 겨자처럼 맵지만 배추 꼬랑지 맛을 낸다.

순무는 《동의보감》에서 '오장을 이롭게 하며, 간 기능 증진, 숙취해소, 눈을 밝게, 만성변비와 소변을 잘 통하게, 배에 물이 가득찬 증세, 비만예방, 황달에 이롭고, 환자의 영양보충 등에 좋다'고 한다. 몸에 좋다니까 희한한 맛이라도 먹어보자.

모내기 때부터 많이 잡히는 밴댕이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몸매를 비틀다가 파르르~ 떨면서 바로 숨을 거둔다. 때문에 섬에서 멀리 떨어지면 회로 먹기는 어렵다. 오죽하면 급한 성질로 속 좁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에게 '밴댕이 소갈딱지'라고 할까.

밴댕이는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흘러내리는 약성 황토의 퇴적물을 먹고 산다. 맛과 영양이 탁월하여 임금님 수랏상에 오르던 강화특산물이다. 밴댕이는 100g당 지방 16.5%, 단백질 16.3%, 열량 215kcal로 분석됐다. 그래서 단백질 21.6%, 지방 1.8%, 열량 103kcal를 보이는 멸치보다 지방이 많고 열량도 높다.

더욱이 정력강화에 좋아 '밴댕이를 포식하고 외박하지 말라'는 강화속어가 있고 '90대 노인이라도 밴댕이를 자주 먹으면 주책부린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다.

밴댕이는 무침이나 회로 먹으면 맛깔스럽다. 회무침은 밴댕이 회를 떠 양배추, 깻잎 등을 채 썰어 초고추장에 빨갛게 버무린다. 회는 상추나 깻잎에 뼈를 발라낸 밴댕이 반 토막과 쌈장 또는 초고추장을 넣고 싸서 먹는다. 3콤함(달콤·매콤·새콤)을 느낄 수 있다. 회덮밥으로 먹어도 좋다.

섬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2개로 늘어나면서 밴댕이와 순무가 강화도를 돋보이게 하는 또하나의 먹을거리로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