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성에 관한 담론이 단연 화제이다. 그 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알려졌던 성에 관한 말들이 여성들의 모임에서도 거리낌없이 등장한다. 남성들은 여성의 성 행태가 궁금할 수밖에 없으며 중년 여성들은 남편과의 성행위가 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과연 우리 남편이 지금 해주고 있는 것이 능력의 전부인가, 남들과의 정보교환을 통해 모자란(?) 남편에게 보약을 지어주기도 한다. 남성에게 성기의 크기나 발기의 지속시간은 자존심과 직결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정력에 관한 평가를 외형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크다. 목욕탕이나 사우나에서 성기 크기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자신 있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정력이란 과연 무엇일까?
아침에 발기가 되지 않는 남자에게는 돈도 빌려주지 말라’는 말이 있다. 조상들은 나이를 먹거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발기가 되지 않는 사실을 몸으로 체험하였던 것 같다. 통상적으로 정력이란 업무를 수행하는데 강한 남성을 의미하기도 하며 성적인 능력이 뛰어난 남성을 일컫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성적능력을 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대화 중에 옆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정력이 세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귀가 솔깃하여 진다. 마음속에 기억해 두었다가 집에 가자마자 부인에게 그 방법을 시행해보기도 한다. 시중의 그 많은 속설들이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체의 특정 부위와 정력과 상관이 있을까?
신체의 특정부위가 크면 정력이 세다는 말이 있다. 남성의 성기가 크면 좋을 것이란 생각에 비슷하게 튀어나온 코가 크면 성기도 크고 정력도 세다는 속설이 만들어 졌다. 대머리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하여 생긴다는 믿음에 정력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대머리나 코가 큰 것은 가족력이 대부분이고 정력과 크게 비례하지는 않는다. 실제 성기의 크기와 신체의 각부위의 크기를 재서 발표한 보고에 의하면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발기부전으로 병원에 오는 분들 가운데는 대머리 분들도 많다.


사정을 안 하면 정력에 좋다는데..
중국의 옥방비결이나 성에관한 고서에서는 성행위는 하되 불필요한 정액을 흘리는 일을 어리석은 일이라하였다. 당시에는 남성이 일생동안 만들어내는 정액의 양이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사정을 많이 하여 일찍 기력이 쇄하여지면 사망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사정을 참는다면 기력이 세어지고 마침내는 신선이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대의학에 들어서 정자의 생성과정과 사정 기전이 밝혀지면서 허구임이 드러났다. 과거에는 사정액의 대부분이 정자라고 생각했었으나 대부분이 전립선과 정낭액이며 정자는 일부(5%미만)에 지나지 않는다. 정액량은 남성호르몬에 의존하므로 사정을 많이 한다고 정액량이 일찍 고갈되지 않는다. 정자는 하루에도 계속해서 일정량이 만들어지며 만일 사정되지 않으면 정자가 성숙되는 장소인 부고환에서 1주일 후부터는 점점 흡수되어 감소하기 시작한다. 정자수도 사정을 많이 한다고 감소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성관계를 할 때 사정하면 액이 나오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기가 빠지는 것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어린 소녀와 성관계를 하면 정력이 세지는가?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던 원조교제가 우리 나라에도 유행되고 잇다. 중국 속설에는 어린 소년이나 소녀가 아침에 물을 길러도 정기가 담겨있어 정력에 좋다고 믿었다. 어린 소녀와 성관계를 하면 역시 정력이 세진다고 은연중에 믿고있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어디에도 정력이 좋아진다거나 회춘이 된다는 근거는 없으며 심리적으로 성에 대해 체계화 되지 않은 어린 소녀들에게 후에 심리적 상처를 주고 성을 상품화로 인식시켜 사회적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만 발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