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난청

전철에서 가끔 보는 장면이다. 6~70대 노인이 이어폰을 귀에 꽂고 흘러간 옛 노래를 듣고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노래를 음미하는 모양이 꽤나 세련돼 보이지만 문제는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까지 노랫소리가 들릴 정도이니 이 노인의 귀 고막 손상이 걱정된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청력이 떨어진다. 떨어진 청력을 볼륨을 높여 계속 들으면 청력이 점점 더 나빠지는 걸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아예 헤드폰을 쓰고 다니며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청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도 그런건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의 쾌락을 위해 미래를 희생하면 안 된다.

난청은 노쇠화 때문

노인성 난청은 노화에 따른 청각기관의 노쇠화 현상 때문에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청력감소를 의미한다.

노인성 난청의 유병률 조사를 보면, 60세 이상 노인 중 약 30%, 75세 이상 중 약 50%가 노인성 난청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당연히 오는 증세라며 그냥 방치하고 있는데 방치하면 인지기능까지 떨어져 치매위험까지도 매우 높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옆에 있는 가족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노인성 난청은 내이나 청신경에 장애가 생길 경우에 오며, 보통 양쪽 귀에 같이 생기고, 대개 높은 음이 잘 안 들리고 낮은 음은 들을 수 있으며, 감각신경성 청력 장애로 나타난다.

종종 외이(外耳)나 중이(中耳)에 이상이 있어 소리가 내이(內耳)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전도성 청력 장애로 노인성 난청이 발생할 수도 있다.

원인은 술, 담배 등 다양

감각신경기관의 손상, 청력중추가 퇴화되거나 고막의 퇴화, 순환기계의 이상, 기후와 식이, 담배, 술, 두부외상, 소음 노출, 이독성 약물 등의 환경 인자, 난청 가족력의 유전적 인자, 유전자 돌연변이와 결손으로 발생한 세포분열 이상, 달팽이관 내의 이상, 낮은 혈청 수치가 노인성 난청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어떤가?

노인들에게서 양측 고주파(고음) 영역에 경도 혹은 중등도의 청력 감소가 나타나며, 소리가 나는 방향을 잘 알지를 못하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노인들은 말소리는 들려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남자가 여자보다 낮은 연령에서 시작되고, 진행속도도 2배 정도 빠르며, 특히 고주파 영역의 청력 감소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치료는 어떻게?

노인성 난청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검진과 함께 청력검사를 해야 한다.

노인성 난청이 발생하면, 회복은 불가능하므로, 조기에 발견해 환자가 빨리 보청기를 착용하여 일상생활에 좀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귓속형 보청기를 많이 사용하지만, 환자의 관심도, 시력, 보청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 경제적 여건, 사회적 활동도에 따라 보청기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엔 양측의 고도난청 환자에게 인공와우이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방방법은?

청각기관의 노쇠화로 일어나는 현상이니 다시 젊어지지 않고서야 난청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안타깝다.

일반적인 난청의 환경적 위험인자(담배, 술, 두부외상, 소음 노출, 이독성 약물 등)를 피하는 것 이외에 특별한 예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난청 극복은 이렇게

인체의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중 어디가 가장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나이 들어서는 청각의 퇴화가 우선이다. 그 이유는 잘 듣지 못하면 사람들과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노인이 될수록 정보의 습득 창구가 좁아지는데 남의 말마저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대화 상대는 급속도로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귀가 잘 안 들리면 이야기할 때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70~100c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정상 혹은 조금 큰 목소리로 말한다. 주위 소음을 가능하면 줄이고, 이해하기 쉽도록 일상적이고 쉬운 단어를 사용하며, 문장의 끝에서는 잠시 말을 멈추어 시간을 준다.

장수하는 분 중 소리를 크게 질러야 겨우 알아듣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청력이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사람도 있다. 청각을 잘 보호해야 100세 시대에 남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이보길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