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늘은 33회 스승의 날이다. 그러나 교총의 건의로 기념식은 갖지 않았다.

교총 관계자는 “이 같은 결정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국민과 50만 교육자, 제자들이 큰 슬픔과 아픔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스승의날 기념식’을 갖기보다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엄숙한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 1982년 정부기념일로 부활된 이후 지난 32년간 ‘스승의날 기념식’이 개최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기념식은 열리지 않아도 스승의 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우리 모두의 시간이 됐을 것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어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의 마음은 어버이시다.

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스승의 날이 되면 학교에선 각 반마다 스승의 날 노래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왔었다. 그리고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정성이 담긴 조그만 선물도 전했었다. 하지만 요즘엔 스승의 날 노래를 듣기도 힘들고 어느 때인가는 촌지를 없엔다며 아예 스승의 날을 휴일로 정해 학교가 쉬는 날이 되버렸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최근 교권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 학생들에게 구타당하는 선생님, 또 학생들을 비정상적으로 체벌한 선생님 등 이제 선생님이란 존재는 그 옛날 같지가 않다. 흔히들 선생님은 많지만 스승이 실종되었다고 말들한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제자들을 구하려다가 숨진 선생님을 보면서 선생님 아니 스승님의 존재가 무었인지 다시한번 느낄 수 있다.

단원고 학생들과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났던 교사는 모두 14명.

생사의 갈림길에서 이들 교사들은 마지막까지 단 한 명의 제자라도 먼저 탈출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아직 전부 돌아오지 못했다.

인솔 단장으로 수학여행을 같이 떠났던 단원고 강모 교감선생님도 구조된 뒤 자신만 구조됐다며 자책하다가 ‘모든 책임을 지고 간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 최 교사는 급박한 사고 상황 속에서도 SNS메시지로 학생들에게 ‘걱정하지 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라고 말하며 학생들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제 막 2년 차 교사였던 최 씨는 1학년 때부터 줄곧 같은 학생들의 담임을 맡아 온 것으로 알려져 제자들에 대한 선생님의 마음이 얼마나 애틋했을지 주위를 더욱더 안타깝게 했다.

그리고 ‘지식만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닌 아이들을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스승으로 남으라고 했는데 그들을 살리다 결국 그렇게 됐다’ 남 교사의 아버지 남00 씨는 선생님보다 스승이 되라는 자신의 가르침대로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아들이 자랑스러운 듯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띠었다고 한다.

차가운 바다 한가운데서 학생들을 따뜻하게 품은 교사들. 사망했거나 실종된 교사 12명 모두 학교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 우리 이 땅에도 아직은 훌륭한 스승들이 있었구나 해서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이번 스승의 날에 다시 한 번 스승의 의미를 생각해보면서 스승님께 진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