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발 정력 좀 세게 해주세요. 안 그러면 큰일납니다."
40대 남성이 성욕 저하로 상담을 했다. 그러나 성욕 에 대한 집착이 더 심각한 문제였다. 결혼 10년 째 하 루도 거르지 않고 잠자리를 했는데, 요즘은 일 주일 에 서너 번밖에 관계를 하지 못해 걱정이란다. 더구 나 끊임없이 부인의 외도를 의심한다는 것이다. 기분 이 수틀리면 폭력마저도 불사하는 이 남성의 병은 의 처증이었다. 부인을 너무 의심해서, 성적으로 만족시 켜주지 않으면 딴 짓을 할지 모른다는 편집적인 생각 에 사로잡혀 있었다. 의처증 또는 의부증 환자는, 상 대의 외도를 의심한다는 점 빼놓고는, 다른 일상생활 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이다. 직장에서는 오히려 호탕하 고 점잖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친구나 동료들은 '좋 은 배우자를 만나서 참 좋겠다'고 말을 할 정도이다.

의처증의 원인은 뇌에 있다. 이런 사람의 경우 뇌 에 '도파민'이란 물질이 정상보다 많이 분비된다. '도 파민'이란 물질은 정상적인 뇌에도 존재하나, 너무 많 을 경우에는 망상과 같은 사고장애나 환청과 같은 지 각장애와 연관이 된다. 재미있는 것은 '도파민'이라 는 물질이 성적 각성이나 성적 극치감과 연관이 있다 는 것이다. 거꾸로 도파민을 억제하는 약을 투약하 면, 일부에서는 성욕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정신과에서 흔히 사용하는 도파민 억제 약물을 처방한 경우, 환자가 성욕이 떨어진다고 호소 할 때에는 참 막막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욕에는 지 장을 주지 않는 약물들이 개발되어 이런 걱정을 덜게 되었다.

약간의 의심과 질투로 대뇌 '도파민'을 활성화시킨 다면 성적으로 강력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 나치면 병이 된다. 남편에 대한, 아내에 대한 진실한 사랑은 집착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자.

고려제일신경정신과 김진세 박사(상담전화 02-859- 4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