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란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는 보편적 감정의 하나로서 어떤 위험이 예기되는 특정 상황에 대해 갖는 불쾌하고도 불편한 감정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불안은 생체가 특수한 환 경에 적응해 나가는데 있어 기본이 되는 반응 양상이며 또 생존에 필요한 주요 방어 기제이기도 하다. 이와같이 불안이란 인간의 삶에 있어 회피할 수 없는 불가분의 자연스런 정서이지만 어떤 상황의 환경적인 요구로 불안이 한 개인을 압도하여, 그 상황을 자신의 대처 능력을 넘어선 위협적인 것으로 인지하게 될때에 그것은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때 시험은 불안을 유발하는 구체적 상황으로서 청소년들이 당면해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과 동시에 가장 빈번하면서도 강도높은 스트레스 요인이다.특히 한국 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지나친 경쟁과 이상 교육열,입시 경쟁은 소위 ‘고3 병, ‘중3 병’,‘대입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용어들이 증명하듯 많은 학생들을 시험불안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더욱이 이러한 경쟁 의식은 비단 수험생들뿐만이 아니라 국민학생 또는 취학 전 아동에 이르기 까지 확산되고 있어 시험 불안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시험불안이란 자신의 능력을 평가 받는 ’시험‘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느끼는 걱정 또는 두려움으로,시험이라는 상황이 위협적으로 지각되었을때 신체적 증상과 더불어 나타나는 불안의 한 형태이다. Spielberger(1972)는 불안을 상태불안(state anxiety)과 특성불안(trait anxiety)으로 나누어 설명한 바 있다. 상태불안이란 특수한 상황에 대한 염려,걱정,긴장감의 주관적 경험과 자율 신경계의 기능항진 증상을 수반하는 일시적 불안 상태를 말한다. 반면 특성불안이란 불안 상태로 쉽게 이행하는 개인의 특성 내지 성향으로서 일정한 양상으로 평생 지속되며,외적인 위협에 대처하는 개인적 차이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시험이 모든 청소년들에게 높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임상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의 ‘시험불안증’으로 발전하는 청소년들의 집단을 보면 시험불안에 있어 개인적인 차이가 분명 있는것으로 보인다. Denny(1966)는 특성불안이 높은 개인은 낮은 사람에 비해 시험상황에서 상태불안의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하였는데,이는 시험불안을 특성불안의 범주로 보는 견해로서,특성불안이 높은 경우 상태불안이 가중되어 여러 신체적 증상과  인지 기능의 손상이 초래되게 되며 결국 시험결과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게 된다.  
        
시험불안은 ‘걱정(Worry)’이라는 인지적 요소와 ‘Emotionality’라는 감정적 요소의 두 가지 구성요인으로 구분되기도 한다(Deffenbacher,1980). Worry란 시험에서의 실패 가능성,타인과의 비교,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낮은 자신감과 같은 인지적 사고의 특성을 말하며,Emotionality란 시험에 대해 불안증이 있는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는 긴장감,신경과민,염려,안절 부절,발한,가슴 두근거림,소화불량등과 같이 불안에 관련되어 나타나는 자율신경계의 기능항진 증상을 말한다. ‘시험불안증‘ 청소년들이 흔히 보이는 임상 증상을 보면 두통,자극과민성,주의집중곤란,강박적 사고,현기증,타인 비난,좌절감,불면 및 의욕상실,자살사고등을 들 수 있다.이길홍(1988)은 수험생들이 호소하는 5대 증상군으로 신체화 증상군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고,불안증상군,우울증상군,대인관계 과민성군,강박 증상군 순으로 언급하고 있다. 시험불안이 높은 경우에 자율신경계통의 각성상태가 증가되어 그 결과 과제수행의 성취도가 낮아지리라는 가정이 가능한데, 여러 연구자들의 보고를 보면 자율신경계의 기능항진보다는 인지적인 요소가 성취도에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다시 말해 신체적 반응보다는 자신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성취도에 더욱 영향을 미치는것으로 보인다.

시험불안에 관련되는 변인의 하나로 주의력(Attention)을 들 수 있다. 시험불안이 낮은 개인에 있어서는 시험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만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는데 반해 시험불안이 높은 개인은 시험 자체보다는 주변의 다른 상황,예컨대 ’시험을 잘 못 보면 어떻게 하나!’ ‘남들이 나를 무시하겠지?’와 같은 쓸데없는 걱정등에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관계로 산만해져 제대로 시험에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시험불안과 학업성취와의 관계는 아동의 지적 능력,과제의 유형 및 시험 준비기간등이 고려되어야 하나 일반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데에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한편 아동의 발달 연령에 따른 시험불안의 차이에 대한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는데 상반된 견해들이 보고되기는 하나 아동의 인지 기능이 발달함에 따라 시험 상황에서 자신이 평가받는것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동반되는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연구(최준자,1986)를 보면 국민학생,중학생,고등학생으로 올라갈수록 시험불안이 증가하는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즉,학교 환경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평가에 대한 불안을 경험할 기회가 많아지므로 시험불안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험불안은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의 연구들은 여자가 남자보다 시험불안이 더 높은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그러나 Hill(1972)의 지적대로 남녀 아동 모두 학교 교육의 진전에 따라 동일 수준의 시험불안을 경험하나,남학생은 불안에 방어적으로 대처하는 반면 여학생은 불안을 인정하므로 시험불안이 더 높게 보고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하겠다.마지막으로 시험불안은 부모의 양육태도 및 부모-자녀관계의 역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발전되어 나온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부모 자신의 기대 수준으로 자녀를 판단하려는 태도는 자녀로 하여금 실패에 대해 과도한 두려움을 갖게 한다.일반적으로 아동이 보이는 불안의 근원은 ‘부모가 진정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해 주는가?라는 애정에 대한 불확신에서 비롯되며,그 결과 부모의 인정을 받고,부모의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잘해야 하고, 특히 성적이 우수해야만 한다는 아동 나름의 사랑의 조건을 구체화하게 된다.이렇게 내재화된 자기 표준이나 자아 이상은 특성불안의 한 전제 조건이 되어 시험불안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치료에 앞서 환자 상태에 대한 면밀한 평가를 통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증상의 정도와 특성을 파악하고 공존 병리의 유무를 확인한다.일반적으로 항우울제 및 항불안제등의 약물 치료로 급성 증상을 완화시켜 심리적 안정과 적응을 도모한다.
이와 더불어 지지적 정신치료와 지속적인 부모 교육이 요구된다. 이외에 행동치료로서 이완훈련,체계적 탈감작,바이오피드백등의 방법을 적용할 수 있으며, 근래에는 인지치료적인 접근이 많이 시도되고 있다.학습 습관 자체를 호전시키는  방법으로 학습기술훈련을 시도할 수 있으나 단지 학습 방법의 변형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고 보다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