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이니 강간이니, 게다가 원조교제라는 말 을 먼저 배우니 호기심 이 더 생기죠.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지 않겠어요.” 얼마 전 ‘원조교 제와 소아성 애증’에 관한 필자의 칼럼을 읽고 전화를 한 모 중학 교 양 호선생님의 말이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담당한다는 선생님께서는 아름다 운 성은 배워보지도 못하고 폭력이나 범죄와 연관된 성에 대한 개념이 학생들의 머릿속에 먼 저 자리를 잡 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성의 아름다움 과 소 중함을 먼저 일깨워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 장이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요즘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들에게 미치는 매 스컴의 위력은 대단하다. 특히 TV 의 경우에는 시청각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행동이 나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그러니 ‘청소년 의 성 문제에 가장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이란 질문 에 적지 않은 수가 TV라 고 지적했다는 뉴스에 공감 할 수밖에 없다.

생각을 바꿔보자. 어쩌면 TV는 청소년의 성 의식과 성 개념을 담배나 술 또는 본드와 같은 자극적이고 호 기심을 끄는 대상에서 사랑과 친밀감 이라는 아름답 고 소중한 존재로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물론 학교에서도 성의 생리나 피임 등에 대해 가르치고 있고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역 부족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집에서 납부하고 있는 시청료 ‘2500원’의 일부 를 청소년에게 투자하면 어떨까. 난시청 지역 해소 등 시청료 징수의 목 적이 어느 정 도 실현됐다면 청소년의 교육을 위한 재정을 더 늘리 는 것 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다. ‘왕건’ 도 좋고 ‘월드컵 ’도 좋지만 정말 괜찮은 성교육 프 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성과학연구소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
김진세 (02)859-4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