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이야기
정액은 고환에서 만들어져 부고환에서 성숙되는 정자 말고도 전립선, 정낭, 부속성선(카우퍼씨 선, 리틀씨 선 등)등의 분비물이 합쳐진 집합체이다. 전체 2~5cc의 정액 중에 정낭의 분비액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전립선액, 부속성선 분비액 순이며, 실제 정자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흔히 피임을 위한 정관수술을 하면 정액이 아예 나오지 않아 사정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까봐 걱정하는데, 정관수술은 부고환에서 약간 상방의 정관을 잘라서 묶어 주므로, 정자는 안 나와도 나머지 대다수의 정액은 그대로 유지되어 사정의 쾌감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구성성분으로 따져보면 단백질과 핵산이 일부 차지하지만 수분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색즉시공’ 영화에서 정액후라이 하는 모습을 보고 집에서 아무리 따라해 봐도 후라이가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중한 정액이다 보니 자꾸 몸 밖으로 빠져 나가면 건강에 나쁠 것 같아 성관계는 자주 하더라도 사정은 삼가는 것이 좋다(‘접이불루’)는 동양철학의 가르침도 있지만, 현대의학에서는 자신의 건강이 허용하는 선에서 주기적인 사정은 건강에 좋다고 보고 있다.
사정이 조금 빨라 고민하는 분들에서 ‘stop-start법’을 권하는데, 성관계 중에 성흥분이 최고조의 80-90%가 되면, 피스톤 운동을 멈추고, 흥분이 가라앉아 50%쯤 되면 다시 피스톤운동을 시작하는 행동치료법이다. 그런데, 거의 사정 즈음에 참으려하든가, 사정하는 순간 요도를 눌러 사정액이 밖으로 나오는 것만 막으려다가 다시 역류되어, 정액만 못 나오게 하는 행동은 오히려 전립선에 좋지 않다. 너무 잦은 사정만 아니라면 자연스러운 성을 즐기는 것이 건강에도 이롭다.
임신을 위해 피임을 1년 이상 중단하고 열심히(?) 부부관계를 갖는데도 임신이 안 되는 불임부부에서 남편이 가장 먼저 해 볼 검사가 정액검사인데, 3일 이상 사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병원을 찾아 정액을 받아내면 처음에는 뭉쳐있던 정액이, 30분 정도 지나면서 내부의 효소로 액화되어 현미경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정자의 수(밀도), 운동성, 모양 등을 봐서 정상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그리고 정액량이 갑자기 줄거나 피가 섞여 나오는 혈정액이 있을 때는, 전립선이나 정낭의 질환일 수 있으니, 비뇨기과 전문의의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성완-명동이윤수비뇨기과 공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