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렴치한 성범죄자에게 어느 정도까지 창피를 줘야하는가. 미국 텍사스주에서 이 문제를 놓고 찬성 과 반대 주장이 맞부딪치며 논란이 일고있다. 29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텍사스 주법원 의 J. 마누엘 바날레스 판사가 지난 18일 아동과의 성관계 등을 비롯한 파렴치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된 21명에 대해 집 앞에는 물론 차량에도 성범죄 경고판 을 부착하도록 지시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인터넷이나 신문을 통해 성범죄자의 명단과 주소, 사진을 공개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 다. 성범죄 경고판은 "위험:성범죄자 이곳에 살고있 음. 수상한 행동을 하면 신고합시다"라는 경고문과 함께 신고할 전화번호를 적고있다. 차량 경고문 도 "성범죄자가 이 차에 타고 있습니다"란 내용으 로 똑같이 성범죄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파렴치 성범죄자 입장에서는 성범죄 사실을 집 주변 은 물론 차를 타고 가는 곳마다 알리는 극약 처방인 셈이다. 성범죄 경고판 부착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 다. 법원으로부터 성범죄 경고판을 부착하도록 명령 을 받은 21명 중 1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2명은 살던 집에서 쫓겨났으며 주변의 협박과 기물 파괴행위가 잇 따랐다.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형사피고 변호사기구의 회장 제럴드 로겐은 "현재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너무 충격적인 것"이라면서 "공개 교수형이나 마녀사냥,'주홍글씨'의 시대로 돌아간 듯하다"고 비 난했다. 미형사피고 변호사협회에서도 '성범죄'라고 하면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게 된다면서 성범죄의 종류가 다양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성범죄 경고판을 일 률적으로 부착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날레스 판사는 성범죄 경고판 부착이 야만적이고 너무 가혹한 처벌이라는 지적이 일자 성범죄 경고판 부착대상을 14명으로 축소하기는 했으나 경고판 부착 을 취소해달라는 요청은 기각했다. 그는 "성범죄의 대상이 되고있는 빈민층에서는 인 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주민들이 많고 일부 주민들은 신문을 보지않는다"며 "성범죄자들은 자신 이외에 어 느 누구도 탓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주민들 중 상당수는 경고판 부착 을 성범죄 뿐만아니라 절도와 살인 등 다른 범죄로 확 대해야 한다며 바날레스 판사의 편을 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