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호르몬 안드로젠이 심장병의 강력한  위험요인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심장병 위험이 현저히 높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성이 여성보다 심장병에 잘 걸리고 발생연령도 빠르며 증상도 심하고  사망위험도 높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 있는 로열 프린스 알프레드 병원 심장연구소의 데이비드  셀러마저 박사는 '미국 심장학회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남성 호르몬 안드로젠이 동맥의 콜레스테롤 축적을 촉진, 심장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을  발현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심장마비, 뇌졸중 등 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따라서 그 치료법도 성별에 따라 달라져야 함을 뜻하는 것이라고 셀러마저 박사는  밝혔다.

    셀러마저 박사는 심장병 증세가 없는 건강한 35세이하의 남성 5명과 여성 5명에게서 관상동맥 질환(심장병) 초기에 관여하는 세포를 분리해 시험관에서 남성  호르몬 안드로젠을 투여한 결과 남성 세포에서만 심장병과 관련된 27가지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남성의 세포들은 안드로젠이 첨가되었을 때 이 유전자들을  발현시키는  강도가 정상수준보다 3-5배 강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여성 세포들은 반응이 없었다고  셀러마저 박사는 밝혔다.

    이에 대해 오스틴 병원 심장병 전문의 데이비드 헤어 박사는  남성이  여성보다 안드로젠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물론 관련이 있는 결과이지만 이밖에도 남성 세포의 구조가 여성과 다르며 따라서 안드로젠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35-65세 남자의 심장병 사망률은 같은 연령층 여성에 비해 무려 500%나 높다. 남성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인 것으로 WHO는 보고 있다.

    셀러마저 박사는 전립선, 피부, 성대 등 안드로젠이 꼭 필요한 기관에서만 작용하도록 하고 심장과 혈관에서는 그 활동을 차단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