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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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화 내면 엄마는 늘 참는다?
▲ 가정내 여성차별 사례를 소개한 여성부의 어린이전용 홈페이지
ⓒ2005 여성부 홈페이지
여성부의 어린이 전용 홈페이지에서 남녀 차별 사례를 부각시킨 게 결과적으로 남성에 대한 편견을 심어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월 국회가 호주제를 폐지했음에도 "우리(어린이 - 필자 주)들의 성(姓)은 무조건 아빠의 성을 따른다"고 기술돼 있어 어린이들에게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여성부는 문제의 콘텐츠를 삭제했다.
지난해 3월 2일 서비스를 시작한 여성부의 어린이 전용 홈페이지 '평등어린이 세상'(www.moge.go.kr/kids)은 ▲ 여성부에서 하는 일 ▲ 양성평등 정보 ▲ 알고싶은 성 이야기 등의 메뉴로 꾸며져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같은해 6월 '평등어린이 세상'을 청소년 권장사이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가정에서의 성 역할과 성 차이를 설명하는 일부 콘텐츠가 남성을 일방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여성부 어린이전용 홈페이지에 예시된 가정내 남녀차별 사례들
- 우리들의 성(姓)은 무조건 아빠의 성을 따른다.
- 우리들의 호주는 아빠이다.
- 엄마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우리 집 재산은 대부분 아빠 이름으로 한다.
- 문패에는 아빠 이름만 써넣는다.
- 아빠는 나이가 같은 엄마에게 반말을 하는데, 엄마는 아빠에게 반말을 못한다.
- 아빠는 화가 나면 화를 내는데 엄마는 늘 모든 일을 참는다.
- 아빠는 외할머니 집에 잘 안 가는데 엄마는 친할머니 집에 자주 가야 한다.
- 아빠는 외할머니에게 칭찬만 받는데 엄마는 친할머니에게 혼나기도 한다.
- 아빠는 회사 갔다 오시면 TV를 보거나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회사 다니시는 엄마는 집에 와도 쉬지 못하고 바로 집안 일을 시작한다.
- 아빠는 엄마 데리고 친구들 모임에 따라 가는데, 아빠는 엄마 친구들 모임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 아빠는 설날이나 추석날 놀기만 하는데 엄마는 명절 내내 할머니 집에 가서 일만 한다.
- 아빠는 일요일날도 자주 외출하는데 엄마는 우리 땜에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한다.
- 아빠는 TV 같은 데서 예쁜 여자들 나오면 좋아하면서 엄마가 멋있는 남자가 좋다고 하면 아빠는 싫어한다.
- 아빠는 가끔 친구를 만나거나 모임이 있어 늦게 집에 들어오기도 하는데 엄마는 그런 일이 있어도 집에 일찍 들어와야만 한다.
- 아빠는 혼자서 마음대로 여행도 가는데 엄마는 혼자서는 절대 못 간다.
- 아빠는 많은 돈이 필요할 때 엄마에게 묻지 않고 쓰지만 엄마는 꼭 아빠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 아빠가 회사 일로 출장 갈 때는 나 출장 가. 하지만 엄마는 아빠에게 나 출장가도 되요? 하고 허락을 받는다.
- 아빠는 회사 일로 늦으면 엄마가 수고했다고 하는데, 엄마가 회사 일로 늦으면 아빠에게 늘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
- 아빠는 벌써 부장으로 승진했는데 똑같이 회사 다니는 엄마는 아직도 말단 직원이다.
네티즌 비판의 초점은 명료하다. 여성부에서 거론한 '가정내 남녀차별 사례들'이 모든 가정의 일반적인 경향으로 오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빠는 엄마에게 반말하는데, 엄마는 아빠에게 반말 못한다' '아빠는 화내는데 엄마는 늘 모든 일을 참는다'는 것도 양성평등이 보편화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빠가 TV에서 예쁜 여자가 나오면 좋아하면서 엄마가 멋있는 남자가 좋다고 하면 아빠는 싫어한다"는 대목을 읽고 '완전 거꾸로'라고 어처구니없어 하는 네티즌도 있다.
여성부 사이버 토론마당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의견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요? 여성부에서 주장하는 거 보면 거의 조선시대에나 있었을법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대표적으로, 요즘 통장관리 거의 다 여자가 하지 않나? 근데 무슨 남자는 쓰고싶은 대로 다 쓰고 여자는 못써-_-" (아휴)
"일본이 일본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어이없습니다. 씁쓸하군요...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을 죄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또 다른 불평등을 아이들의 머릿속에 집어넣고 계신 건 아닌지..." (지나가다)
"가끔 여성부가 페미니즘의 기본 사상도 이해를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을 목표로 해야합니다.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란 용어의 소멸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페미니즘은 불평등 구조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지. '남성을 공격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선 안됩니다." (허접뜨악)
지난 2월 국회가 2008년 시행을 목표로 호주제를 폐지했는데도 여성부가 "호주는 아빠이고, 자녀의 성(姓)은 무조건 아빠의 성을 따른다"고 차별사례를 고치지 않은 것도 양성평등 사회의 미래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네티즌 논란에 대한 여성부의 해명글.
ⓒ2005 여성부
여성부의 한 관계자는 29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3∼4년 전 학계 인사가 어린이들사이에 회자되는 가정 내 불평등사례를 취합한 것을 홈페이지에 올렸다"며 "네티즌들이 반감을 표출할 만큼 무리한 내용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여성부는 홈페이지에 "부부, 부모간의 평등양상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더욱 주의할 것을 약속드리며 6월중 홈페이지 개편시 부모간의 평등한 모습의 모델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거쳐 반영하겠다"는 해명글을 팝업창으로 올렸다.
[오마이뉴스 2005-04-29 17:14]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
▲ 가정내 여성차별 사례를 소개한 여성부의 어린이전용 홈페이지
ⓒ2005 여성부 홈페이지
여성부의 어린이 전용 홈페이지에서 남녀 차별 사례를 부각시킨 게 결과적으로 남성에 대한 편견을 심어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월 국회가 호주제를 폐지했음에도 "우리(어린이 - 필자 주)들의 성(姓)은 무조건 아빠의 성을 따른다"고 기술돼 있어 어린이들에게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여성부는 문제의 콘텐츠를 삭제했다.
지난해 3월 2일 서비스를 시작한 여성부의 어린이 전용 홈페이지 '평등어린이 세상'(www.moge.go.kr/kids)은 ▲ 여성부에서 하는 일 ▲ 양성평등 정보 ▲ 알고싶은 성 이야기 등의 메뉴로 꾸며져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같은해 6월 '평등어린이 세상'을 청소년 권장사이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가정에서의 성 역할과 성 차이를 설명하는 일부 콘텐츠가 남성을 일방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여성부 어린이전용 홈페이지에 예시된 가정내 남녀차별 사례들
- 우리들의 성(姓)은 무조건 아빠의 성을 따른다.
- 우리들의 호주는 아빠이다.
- 엄마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우리 집 재산은 대부분 아빠 이름으로 한다.
- 문패에는 아빠 이름만 써넣는다.
- 아빠는 나이가 같은 엄마에게 반말을 하는데, 엄마는 아빠에게 반말을 못한다.
- 아빠는 화가 나면 화를 내는데 엄마는 늘 모든 일을 참는다.
- 아빠는 외할머니 집에 잘 안 가는데 엄마는 친할머니 집에 자주 가야 한다.
- 아빠는 외할머니에게 칭찬만 받는데 엄마는 친할머니에게 혼나기도 한다.
- 아빠는 회사 갔다 오시면 TV를 보거나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회사 다니시는 엄마는 집에 와도 쉬지 못하고 바로 집안 일을 시작한다.
- 아빠는 엄마 데리고 친구들 모임에 따라 가는데, 아빠는 엄마 친구들 모임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 아빠는 설날이나 추석날 놀기만 하는데 엄마는 명절 내내 할머니 집에 가서 일만 한다.
- 아빠는 일요일날도 자주 외출하는데 엄마는 우리 땜에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한다.
- 아빠는 TV 같은 데서 예쁜 여자들 나오면 좋아하면서 엄마가 멋있는 남자가 좋다고 하면 아빠는 싫어한다.
- 아빠는 가끔 친구를 만나거나 모임이 있어 늦게 집에 들어오기도 하는데 엄마는 그런 일이 있어도 집에 일찍 들어와야만 한다.
- 아빠는 혼자서 마음대로 여행도 가는데 엄마는 혼자서는 절대 못 간다.
- 아빠는 많은 돈이 필요할 때 엄마에게 묻지 않고 쓰지만 엄마는 꼭 아빠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 아빠가 회사 일로 출장 갈 때는 나 출장 가. 하지만 엄마는 아빠에게 나 출장가도 되요? 하고 허락을 받는다.
- 아빠는 회사 일로 늦으면 엄마가 수고했다고 하는데, 엄마가 회사 일로 늦으면 아빠에게 늘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
- 아빠는 벌써 부장으로 승진했는데 똑같이 회사 다니는 엄마는 아직도 말단 직원이다.
네티즌 비판의 초점은 명료하다. 여성부에서 거론한 '가정내 남녀차별 사례들'이 모든 가정의 일반적인 경향으로 오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빠는 엄마에게 반말하는데, 엄마는 아빠에게 반말 못한다' '아빠는 화내는데 엄마는 늘 모든 일을 참는다'는 것도 양성평등이 보편화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빠가 TV에서 예쁜 여자가 나오면 좋아하면서 엄마가 멋있는 남자가 좋다고 하면 아빠는 싫어한다"는 대목을 읽고 '완전 거꾸로'라고 어처구니없어 하는 네티즌도 있다.
여성부 사이버 토론마당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의견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요? 여성부에서 주장하는 거 보면 거의 조선시대에나 있었을법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대표적으로, 요즘 통장관리 거의 다 여자가 하지 않나? 근데 무슨 남자는 쓰고싶은 대로 다 쓰고 여자는 못써-_-" (아휴)
"일본이 일본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어이없습니다. 씁쓸하군요...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을 죄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또 다른 불평등을 아이들의 머릿속에 집어넣고 계신 건 아닌지..." (지나가다)
"가끔 여성부가 페미니즘의 기본 사상도 이해를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을 목표로 해야합니다.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란 용어의 소멸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페미니즘은 불평등 구조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지. '남성을 공격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선 안됩니다." (허접뜨악)
지난 2월 국회가 2008년 시행을 목표로 호주제를 폐지했는데도 여성부가 "호주는 아빠이고, 자녀의 성(姓)은 무조건 아빠의 성을 따른다"고 차별사례를 고치지 않은 것도 양성평등 사회의 미래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네티즌 논란에 대한 여성부의 해명글.
ⓒ2005 여성부
여성부의 한 관계자는 29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3∼4년 전 학계 인사가 어린이들사이에 회자되는 가정 내 불평등사례를 취합한 것을 홈페이지에 올렸다"며 "네티즌들이 반감을 표출할 만큼 무리한 내용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여성부는 홈페이지에 "부부, 부모간의 평등양상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더욱 주의할 것을 약속드리며 6월중 홈페이지 개편시 부모간의 평등한 모습의 모델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거쳐 반영하겠다"는 해명글을 팝업창으로 올렸다.
[오마이뉴스 2005-04-29 17:14]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