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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정자와 아내의 난자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 집에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가정용 불임진단 세 트가 유럽에서 개발됐다. 영국 버밍엄대학 산부인과 크리스토퍼 배렛 교수는 1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재생.배아학 회에 참석, 정자의 활성(活性)과 난자 생성 호르몬 수치를 조기에 체크할 수 있는 테스트 기기 `퍼텔 (Fertell)'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퍼텔은 런던의 의료기 업체 제노시스사(社)가 상품 화해 이르면 내년 3월 출시될 예정이다. 진단원리와 검사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남성 의 경우 정액샘플만 있으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정자 활성도를 알 수 있다. 먼저 정액샘플을 테스트 용기에 넣고 버튼을 누르 면 인공 경부점액(頸部粘液)이 흘러나온 뒤 용기내 온도가 자동적으로 올라간다. 이는 검사대상 정자가 처한 환경을 실제 여성의 자궁내부와 똑같이 만드는 과정. 이렇게 하면 활성이 있는 정자만이 점액속을 헤엄 쳐 흡수관쪽으로 향할 수 있다. 정자가 체크포인트를 무사히 통과하면 금 가루가 떨 어져 빛을 발하면서 정액 농도가 임신 가능한 밀도 임 을 알리게 되는 방식이다. 베렛 박사는 약 40분안에 금빛 표시가 테스트기 눈 금의 붉은 표지선까지 올라오면 임신에 문제가 없음 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판단기준은 세계보건기구 (WHO)의 정액샘플 측정기준을 따랐다고 베렛 박사는 덧붙였다. 여성의 경우는 소변속에 섞여 나오는 난포(卵胞) 자극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호르몬에 있는 루테인(일종의 황색소)을 측정하면 얼마나 많 은 난자를 갖고 있는 지 알 수 있게 해준다는 것. 하 지만 나팔관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진단이 어렵다 는 단점도 있다. 새로 개발된 불임진단 세트를 놓고 학회 내부에서 도 논란도 일고 있다. 영국 셰필드대학 산부인과의 이언 쿡 명예교수는 퍼 텔에 대해 "최소한 100명 이상 남녀에게 임상실험을 한 후에야 유용성을 알 수 있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에대해 배렛 박사측은 남성 50명을 대상으로 실 험했는데 95%가 넘는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맞섰다. 유럽에서는 부부 6쌍중 1쌍 꼴로 불임문제를 안고 있 으며 이중 남편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40% 이상이므 로, 몇개월씩 걸리던 남성 불임원인 진단시간을 획기 적으로 단축한 것은 더욱 의미있는 일이라고 배렛 박 사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