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문트 프로이트, 조르주 바타이유, 미셸 푸코 등 성(性)을 학문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서구학자들의 이론을 한국문학에 적용해 본 「성담론과 한국문학」 (박이정刊)이 나왔다. 건국대 강사인 젊은 국문학자 서동수, 여지선씨가 함께 쓴 이 책은 기존의 성담론이 주로 외국의 고전작 품을 분석대상으로 삼은 데 반해 한국의 최근 문학 작품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이승우의 소설 '검은 나 무'와 천운영의 소설 '눈보라콘'에 적용시켰다. '검은 나무'에서는 유년기의 외상이 개인의 강박증 과 성적 도착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눈보라콘'에서 는 성적 환상의 체험방식, 방어기제로서 투사 등을 통 해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아이의 애정성향과 관능성향 을 보여준다. 서정주의 「화사집」에 나타난 원초적 생명력, 정한 모의 시에 나타난 건강한 생명력으로서 아가의 이미 지 등은 바타이유의 저서 「에로티슴」을 바탕으로 분 석됐다. 푸코가 제기한 '성과 권력'에 조응하는 문학작품으 로 송기원의 소설 '늙은 창녀의 노래'와 손창섭의 소 설 '공휴일'이 분석됐다. 장정일, 하재봉, 황지우의 시와 이청준의 소설 '이 어도'는 소비사회의 욕망과 문학의 관계를 보여주 며, 최승자의 시와 김형경의 소설 '담배 피우는 여 자'는 페미니즘 문학의 분석대상에 올랐다. 334쪽. 1 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