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세계의 인터넷붐과 sex

이란 방문 취재 2탄이다.

어느날 아침 시간이 조금 남아
수도 테헤란 시내를 한가로이 걸으며 스케치 사진을
찍다가 문득 PC방 간판을 발견하고 참으로 놀라왔다.

공중전화망조차 제대로보급되지 않은 정보폐쇄사회이
기때문. 공중전화망가 없다보니 휴대전화 보급이 최
근 무지 빠르다고 한다. 얼마나 이곳에 정보통제가 심
한 사회인가는 작년에 대학생들이 개혁을 촉구하는 시
위를 벌이자 무려 한달동안이나 휴대전화서비스를 중
단해버렸다고 한다. 휴대전화를 통한 연락은 도청 등
감시가 잘 안된다며.

PC방 표시도 'INTERNET CAFE'라는 영어로 표기되어 있
었다. 이곳이 1979년 이슬람혁명을 일으켜 막강한 미
국을 쫓아낸 반미의 성소이자 기지였다는 점과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하지만 이는 착
각이다. 미국의 정책이 싫다고 해서 영어까지 쓰지 말
라는 것은 아니니까.


아직도 테헤란 시내에 있던 미국대사관은 비어있다.
일부러 찾아가 보았는데 혁명수비대가 경비를 하고 있
을 뿐 빈 집 그대로였다.

444일간에 걸친 대학생의 인질극이 벌어졌던 그 대사
관 정문 앞에서는 경비병이 사진촬영을 금해
편법으로 4차선 도로 맞은 편으로 건너가 대사관을 배
경으로 사진을 찍어야했다.

그런데 이곳 PC방에서는 대체 무엇을 할까 궁금해 이
곳에 사는 현지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역시 'SEX' 사
이트 드나드는게 최고인기라고했다.

한 이슬람권 전문 인터넷 연구가가 최근 국제학회에서
발표한 통계로는 이슬람세계의 인터넷접속의 무려 80%
가 섹스관련사이트라고 한다.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포르노를 이곳 네티즌도 가장 즐기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통계가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다. 15-20%
정도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쨌든 길거리를 다니는 6세이상 여성은 모두 '차도
르'를 뒤집어 써 머리털이 보이지 않게 해야 하는사회
니 여성의 맨살 다리나 어깨 조차 볼 수 없는 철저한
금욕 사회같은데 섹스에 대한 관심은
종교 와 국적, 피부색을 떠나 똑같은 보다.
하기야 못하게 하면 할수록 더욱 더 하고 싶은게
사람 본능 아닌가베.

이슬람 국가 가운데서도 인터넷 사용에 대한 통제가
심한 사회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란 등이
다. 이들 국가는 방화벽을 사용해 특정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있지만 레바논이나 이집트는 조금 통제가 덜
한 편이라고한다.

정보통제사회인 이슬람국가에서는 아직 인터넷 사용자
가 많지 않다. PC값도 비싸지만 정부가 그리 장려하
지 않는 것이 이유다.

이집트의 경우 인구의 1%, 약 70만명 가량이 컴퓨터
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나라에서는 인터넷으
로 채팅을 하고 사랑의 밀어를 주고받는 '데이트사이
트'가 인기를 끌고있다. 결혼을 하지 않는 남녀가 손
을 잡았다가는 아주 소문이 나버려 혼사를 못 치를 정
도인 나라이니 얼마나 굶주리고 살겠는가.

아무리 막아도 새는 둑 처럼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흐름은
어떤 방화벽으로 막아도 도무지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지나친 폭력이나 도를 넘어 성을 모욕하는 정도의
상식 이하의 음란물은 결국 정보 이용자
스스로의 양식에 따라 이용 여부를 결정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독자 여러분도 섹스사이트를 너무 밝히면 곤란하다는
거 잘 아시죠.
잘 쓰면 약이 되고 못 쓰면 독이 되는 건
인터넷이나 섹스나 마찬가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