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와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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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의 역사](아침이슬刊)는 남성 중심의 역 사에 의해 '이등시민' 혹은 '불완전한 존재'로 밀려 나 있던 여성의 자궁이 겪은 수난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남성의 갈비뼈로 만들어졌으며 잉태의 고통을 겪도 록 저주받은 존재로 여성을 그린 성서는 물론, 여 성 히스테리의 원인을 자궁의 이상으로 진단한 의학 과 과학은 자궁의 수난을 주도한 장본인들이었다. 인류학과 여성학을 전공한 미국의 라나 톰슨은 역사 를 통해 종교와 의학, 과학이 여성의 자궁에 어떤 박해를 가해 왔는지를 보여 준다. 여성 히스테리의 원인을 자궁의 이상에서 찾은 역사 는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대의 의학은 '아기를 갖고 싶은 욕망을 지닌 자 궁을 너무 오래 방치해 두면 이것이 몸속을 돌아다 니다가 호흡을 막아 고통을 가져오고 그외에도 온갖 질환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왜곡된 지식은 18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 소 바로잡히게 된다. 기독교는 르네상스 시기까지도 출산의 고통을 언급 한 성경 구절을 이유로 여성이 아이를 낳을 때 어떠 한 의학적 도움도 받아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또 월경이나 임신, 출산과 폐경 등의 현상은 국경과 시 대를 초월해 불결하고 부정한 것, 심지어 일종의 질 병으로 내몰렸다. 한편에서는 자궁은 뒤집힌 음경이라는 '불완전 한 남성'의 표상으로 이해돼 이를 토대로 한 자궁 해 부도가 널리 유포되고 객관적 의학지식으로 받아들여 지기도 했다. 저자는 고대에서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계몽주 의의 시대 등 역사의 흐름에 따라 자궁이 있다는 여 성의 신체적 차이가 어떻게 차별로 이어졌는가 하 는 과정을 좇는다. 백영미 옮김. 232쪽. 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