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와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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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진성교수 등에 의해 3일 공개된 위 안부관련 자료들은 그동안 연구가 미진했던 '기 업위안소'의 동원실태와 일본 정부에 의한 군위 안부 동원의 '강제성'이 최초로 확인됐다는 점 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일본 '기업위안소' 운영실태 = 이번에 공 개된 자료들은 크게 일본정부문서와1939 ̄40 년의 일본신문자료, 일본시민단체가 소장하고 있 던 자료등이다. 자료에 따르면 일본 기업 위안소는 주로 홋카 이도(北海道)와 후쿠오카(福岡)지역의 탄광지역 을 중심으로 설치됐으며 기업위안소를 설치했던 기업 중에는 미츠비시(三菱) 등도 포함됐던 것 으로 밝혀졌다. 기업위안부들은 낮에는 노동을 했고 밤에는 ' 위안부'로 활동했으며 노동자 1천명당 많게는 40 ̄50명, 적게는 20 ̄30명이 동원됐을 것으로 보여 최소 1만5천명 이상이 '기업위안 부'로 동원됐던 것으로 정교수 등은 추측하고 있다. 1940년 육군성 정비국 전비과에서 작성한 문서에는 '탄광내 노무자들의 생산성제고를 위해 조선과 중국에서 창부들을 유치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1942년과 1943년에 작성된 대동아성 기획원 문서에는 '노동자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화북지방에서 노동자들을 도입하되 이들을 위해 위안부를 수반해야 한다'는 각료회 의 결정문이 들어있다. '세탁부 등의 명목으로 합법적으로 위안부를 도입하라'는 내용도 대동아성 문서에 들어있어 군위안부처럼 기업위안부도 사기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보인다. 이밖에 1939년 당시 일본의 오타루(小樽) 지방의 한 신문에는 '기업에서 북해도청에 위안 소 설치를 허가해 달라는 청원을 내 조만간 허 가가 날 것'이라는 기사가실리기도 했다. 정교수팀은 지난해 일본 시민단체의 도움을 얻 어 현지답사를 통해 후쿠오카에남아있는 기업위안 소들을 확인했다. ◆군위안부 동원실태 = 정교수팀이 미국 연방 정부기록보존소(NARA)에서 발견한문서들은 1948년 중국 쿤밍(昆明)의 포로수용소에서 미 군이 107명의 포로들을 심문한 내용으로 이중 한국인 포로 25명에 대한 내용에서 군위안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군들은 이 문서에서 "이들은 명백히(apparently) 강압과 사기에 의해(under compulsion and misrepresentation)에 의해 위안부(comfort girls)가 되었으며 실례로 43년에 한국 을 떠난 15명은 싱가포르의 일본기업공장에서 일할 여성을 모집한다는 한국신문광고를 보고 지 원했다"고 적혀있다. 정교수팀은 이외에도 필리핀 루손의 포로수용소 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포로명단 중 한국인 여성 42명의 신상카드도 찾아냈다. 신상카드에는 이들의 국적이 '한국'(Korean)으로 명시돼 있고 주소, 나이, 직업,교 육정도등이 기재돼 있으며 직업은 대부분 웨이트 리스(Waitress)나 엔터테이너(entertainer)로 돼 있다. 신상카드에 기재된 여성 중에는 지금까지 확인 된 것중 가장 고학력자인 고등학교 1년 중퇴자 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도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 중국인 기자가 쓴 '비루마(버마)전선 종군기'라는 책에 포 함된 '타카미'라는 일본군 연대장이 1944년 4월 싱가폴에서 영국소녀와프랑스 소녀를 성적 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의 자료도 확인됐다. 정교수팀은 또 현재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박 영심(80) 할머니가 23살때 군위안부로 일했 던 내용의 미군기록을 확인하고 이를 추후 공개 하기로 했다. ◆문서 공개 의의= '기업위안부'와 관련해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은 처음 발견된것은 아니나 그 동안 군위안부 문제에 가려 국내언론이나 학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기업 위안부들에 대해 체계적인 학문적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일본내에서는 지난 1992년이후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 문제가 논의돼왔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별다른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었다. 특히 이번 자료들을 토대로 앞으로 연구결과에 따라 당시 '기업위안부'로 일했던 여성들이 일본 기업들에 대해 민.형사소송도 가능할 것으 로 보인다. 일본 정부나 기업들은 아직까지 '기업위안소' 문제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앞으로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주목된 다. 또 제3자인 미군의 기록에 의해 군 위안부의 '강압성'이 확인된 만큼 군 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동원의 강제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해 왔던 일본정부에대한 반박이 가능할 것 으로 보인다. 연구팀 일원인 장태한 교수는 "미군 기록의 객관성과 공신력으로 볼때 충분한자료가치가 있다 고 판단된다"며 "앞으로 기업위안부나 군위안부 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확보 노력을 계속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