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여성 30% “자위 경험 있다”

자위(自慰)는 성경에도 언급돼 있을 만큼 인류 역사 와 함께 해 온 본능적 행위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과 거 자위행위는 금기시됐으며 사탄의 유혹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이전과 전적으로 다 른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를 치료하 는 수단으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동서양 모두에서 자위행위를 금지한 이유는 자손 번식 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초창기에는 영아(영 아) 사망률이 매우 높았고 또한 커서까지 살 가능성 이 지극히 낮았다. 당시 남자들은 미리 일정한 수의 정자만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었기 때문에 만일 그 정자를 다 써버리면 여성을 수태시킬 수 없다고 본 것 이다.

성서의 창세기에는 오난에게 이르되 네 형수와 동침 을 하여 자손이 있게 하라고 하였으나 오난은 거부하 고 그의 씨를 땅에 쏟음으로 해서 여호와가 노하여 그 를 죽였다고 한다. 중국 의학서적에는 단지 남자가 여 자를 상대할 수 없어 정액이 막혀있을 때에는 자위행 위를 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 여자의 경우 음기는 양 (量)이 무한하다고 여겨 자위를 인정했다. 일본 여성 들은 옛부터 ‘벤와’라는 공을 질 속에 넣어 흔들릴 때마다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종교적으로 기독교나 유대교에서는 대부분 금기시하 며 허용하지 않고 있다. 탈무드에는 오줌을 눌 때조차 도 손으로 만지지 말라는 교육을 한다. 이슬람도 강력 히 금기시하고 있다. 그러나 힌두교에서는 대부분 허 용하고 있고 불교에서는 가장 관대하며 금기시하고 있 지 않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는 자위행위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질환의 종류에는 정신이상, 간질, 두통, 코의 출 혈, 천식, 심장 잡음, 발진, 악취 등이 있다고 하였 다. 의사들은 정액을 없애면 거세 당한 남성과 같은 효과를 보인다고 하였다. 여성은 할례, 거세, 음핵 제 거 등을 통해 자위행위를 못하게 막기도 했다. 현대의 학적 관점에서는 전혀 타당성 없는 얘기들이다.

자위행위를 바라보는 관점은 50여년 전부터 킨제이, 마스터즈와 존슨, 카플란 등 성의학자들에 의해 바뀌 기 시작하였다. 특히 킨제이 보고서를 통해 많은 사람 들이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세계적으로 놀 라움을 안겼다. 마스터즈와 존슨은 자위행위를 통해 여성들의 성적 생리적 변화를 밝혀냈다. 카플란은 자 위행위를 성기능장애 치료에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최 근에는 성적인 긴장을 해소시키며 사랑하는 남녀간에 는 서로의 성행위를 향상시켜 주는 한 방법으로 간주 되기 시작하였다.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1940년대와 1950년대 남성은 92%에서, 여성은 58%에서 자위행위에서 오르가슴에 도 달한다고 조사되었다. 1993년 영국에서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중 92.3%가 “자위 행위를 한다”고 답했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 29.1%, “매일한다”가 3.1%였다. 1993년 미국 재너스 의 보고에 의하면 성인남성 55%, 성인여성 38%가 주기 적으로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남성의 66%, 여성의 67%가 자위행위는 생활의 한 부분이며 결 혼 후에도 할 수 있다고 답하였다.

한국성과학연구소에서 1998년 기혼여성 1400명을 대상 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외국과 달리 30%에서 해본 적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작년 한국 성인남성 2000명 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응답자의 53%가 현 재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연령대별로 20 대 76%, 30대 60%, 40대 36%, 50대 20%, 60대 28%로 나타났다.

남녀간에 자위행위를 시작하는 연령은 차이를 보인 다. 한국 남성의 경우 중학생 53%로 가장 많았고 고등 학생 28% 순이었다. 한국 여성의 경우 고등학생 때 가 장 많이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혹 어린 자녀 가 성기를 만지고 노는 것을 발견한 엄마들이 문의해 오는 경우가 있다. 유아기에서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자신의 신체를 탐험하는 행 동의 일종으로 자위와는 무관하다. 자위는 사춘기 이 후 오르가슴을 목적으로 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자위행위란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라면 전혀 해로운 것이 없다고 본다. 연구에 따라서는 자위 행위에서 오르가슴에 도달한 적이 있는 여성은 상대와 의 성행위에서도 쉽게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여성 오르가슴 장애 환자에게 치료 목 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공부에 방해가 되거나 기혼자가 부부 관계를 기피할 정도로 과도하게 자위행위에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위행위는 다양한 성 문화의 하나이지만 섹스와 마찬가지로 지나칠 경우 건전한 일 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윤수 서울 이윤수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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