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맹목적이라는 말이 일정 부분 사실인 것으 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밝혀졌다고 BBC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영국 런던대학(UCL) 연구진은 과학전문지 '뉴로이미 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면 뇌 의 바판적 사고기능과 부정적 감정을 관장하는 부분 의 활동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단 어떤 사람과 가까워지면 뇌는 상대의 특성과 성격을 평가할 필요가 줄어든다고 판단하고 맹목적으로 변한 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낭만적 사랑과 모성애에 똑같 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명의 젊은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자기 자 녀, 다른 집 자녀, 친구들 사진을 각각 보여준 뒤 뇌 사진을 찍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어머니들의 뇌 활동은 종전에 연구진이 낭만적 사랑에 빠진 사람들 을 실험했을 때와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낭만적 사랑과 모성애의 영향을 평가하는 양쪽의 실 험에서 모두 뇌의 '보상체계' 영역이 활발하게 작동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보상체계는 행복감을 발생 시키는 부분으로 보통 음식물 섭취나 금전적 이득으 로 활성화된다. 또 양쪽 실험에서 모두 사랑의 감정 이 타인에 대한 비판적 판단과 관계 있는 부분의 신 경 활동을 억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같은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를 주도한 안드레아스 바텔스 박사는 "뇌가 낭만적 사랑과 모성애를 모두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 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한데 양자가 모두 종(種)의 영속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로 인간의 애정이 비판적 판단과 부 정적 감정에 관계된 신경망을 마비시켜 개인간의 사 회적 거리를 좁히는 한편 사랑을 유도하고 쾌활하 게 하는 보상회로의 작동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밀고 당기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