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와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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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직립보행을 하고 유전자 구조까지 인류와 가장 가깝다는 영장류인 '보노보 침팬지'는 프렌치 키 스를 하며, 그들에겐 동성간 성행위도 흔하다. 동성 애는 이성간 섹스를 방해하지 않는다. 의사인 맬컴 포츠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로 저 쇼트 호주 멜버른대 왕립여성병원 웩슬러 교수단 교수는 보노보 침팬지 사회에서 섹스가 수행하는 다층 적 역할을 주목한다. 섹스는 번식 기능을 수행하지만 번식과는 관계가 없는 빈번한 섹스 혹은 동성애를 통해 사회적 유대감 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런 연구성과가 인간, 특히 인간의 섹슈얼러티와 는 어떤 연관성을 지닐까? 포츠와 쇼트 두 사람이 함께 쓴 「아담과 이브 그 후」는 '진화로 본 휴먼 섹슈얼러티'라는 부제가 암 시하듯이 섹스 혹은 섹슈얼러티를 인간 존재의 원천으 로 지목한다. 물론 인간이 섹스 없이 후손을 낳을 수 없으므로 그것이 인간 존재의 원천이라는 근거는 말할 것도 없 이 생식 기능에 있다.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니라 이 책 은 섹스와 섹슈얼러티가 수행하는 사회유대의 기능 을 특히 주목한다. 그렇다면 섹슈얼러티란 무엇일까? 두 연구자에 의 하면 이것은 "인간의 행동과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성적이거나 성과 연관된 다양한 양태들의 총체"이면 서 구체적으로는 인간의 역사와 문화에서 발견되는 성과 관련된 풍습이나 제도, 법 등을 포괄한다. 그러니 섹슈얼러티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른 것 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섹슈얼러티에 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공통점이 있다. 책은 그것이 '본능적 성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섹슈얼러티는 이것만이 전부일 수는 없 다. 사회적 유대라는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이 있는 것 이다. 그러나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은 자연이 부여한 섹 슈얼러티의 '본능적 성향'을 점점 옭아맴으로써 그 것이 갖는 사회유대의 기능을 억압하고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증거물로서 저자들은 인구과잉, 에이즈, 환 경파괴를 지목한다. 그래서일까? 저자들은 우리 인류가 진화생물학이 나 사회생물학의 성과를 충분히 검증하고 이를 바람직 한 섹슈얼러티의 창출로 연결할 수 있다면 지속가능 한 지구환경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들 녘 刊. 최윤재 옮김. 526쪽. 2만7천원.